쥘 베른 <80일간의 세계 일주> 필리어스 포그의 놀라운 모험, 19세기 과학과 낭만의 대서사시
Introduction to world literatu 2024. 12. 22.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19세기 후반, 과학 기술의 발전에 대한 낙관적인 분위기 속에서 쓰인 모험 소설입니다. 정확하고 냉철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가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내기를 걸고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떠나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당시의 교통 수단과 세계 각지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를 선사합니다. 이 글에서는 "80일간의 세계 일주"의 줄거리, 등장인물, 그리고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작품 소개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당시 프랑스의 유명 잡지에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는 기사가 실린 후 그에 대한 찬반 논쟁이 활발했던 시기에 쓰였습니다. 책으로 출간되기 전인 1872년에 <르 탕>에 연재되었는데, 이로 인해 잡지 판매량이 세 배나 증가할 만큼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책의 내용처럼, 어떤 사람들은 주인공 포그가 성공할 것이라는 쪽에 내기를 걸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실패할 것이라는 쪽에 내기를 걸었습니다. 포그가 대서양 횡단 여행을 마치는 데 자신들의 선박을 이용한다면 사용료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증기선 회사들도 있었지만, 쥘 베른이 그 제안을 거절했다는 일화는 당시의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며 이후로도 오랫동안 회자되었습니다.
1956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여러 부문에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과학 기술이 한창 발달하던 19세기의 무한한 꿈과 낭만, 긴장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과학의 전지전능을 신봉하는 듯 보이는 주인공을 내세우면서도, 자연에 순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과학의 한계와 사람을 움직이는 인간애의 중요성을 함께 보여줍니다.
줄거리
기계처럼 정확하고 냉정하며 흔들림 없는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런던을 출발해 수에즈-봄베이-캘커타-홍콩-요코하마-샌프란시스코-뉴욕을 거쳐 런던으로 돌아오는 세계 일주를 정확히 80일 만에 해낼 수 있다는 데 자신의 재산의 절반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고용한 충직한 프랑스 하인 파스파르투와 함께 도버행 기차에 몸을 싣습니다. 그러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을 것이라 확신했던 여행 경로에는 예기치 못한 재난과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기계처럼 냉정할 것 같았던 필리어스 포그의 숨겨진 따뜻한 인간미를 시험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 일주를 마치고 런던으로 향하는 포그를 픽스 형사가 은행 절도 혐의로 체포합니다. 곧 진범인 은행 강도가 이미 잡힌 것으로 드러나 풀려나지만, 기차를 놓쳐 약속된 시간보다 5분 늦게 런던에 도착합니다. 전 재산을 잃게 된 포그는 여행 중에 만난 인도 여성 아우다와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식을 올리려 합니다. 그런데 교회에 주례를 요청하러 갔던 파스파르투가 자신들의 예상과 달리 시차 덕분에 하루를 벌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포그는 약속 시간을 3초 남겨두고 클럽에 도착하여 내기에서 승리하고 재산을 되찾습니다.
작품 속 명문장
- “진정한 영국인이라면 내기처럼 그렇게 중요한 일에 대해 결코 농담하지 않소.” 필리어스 포그는 대답했다. “내가 80일 이하로, 즉 920시간 또는 11만 5200분 이하로 세계 일주를 하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나는 2만 파운드를 걸겠소. 받아들이시겠소?” - 《80일간의 세계 일주》, 펭귄클래식코리아
- 그때 아우다 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신사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포그 씨, 친척인 동시에 친구인 사람을 원하지 않으세요? 저를 당신의 아내로 삼지 않으시렵니까?” - 《80일간의 세계 일주》, 펭귄클래식코리아
- “아닙니다…….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토요일? 말도 안 되오!” “맞아요, 맞아, 맞다니까요!” 파스파르투는 소리쳤다. “주인님은 하루를 착각하셨습니다. 우리는 스물네 시간 앞당겨 도착했어요! 그런데 이제 10분밖에 안 남았어요!” - 《80일간의 세계 일주》, 펭귄클래식코리아
등장인물
- 필리어스 포그: 성품도 생활도 기계처럼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 부유한 영국 신사로, 개혁 클럽에서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는 내기를 걸고 여행을 시작합니다.
- 장 파스파르투: 포그가 새로 고용한 하인으로, 고용된 날 세계 일주를 떠나게 됩니다. 곡예사, 체조 교사, 소방수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경험을 살려 여행 중에 기지를 발휘합니다.
- 픽스 형사: 자신이 쫓던 은행 강도 사건의 범인이 포그라고 생각하여 세계 일주 중인 포그를 끈질기게 추적합니다.
- 아우다: 포그 일행이 인도에서 만난 여성으로, 인도 왕족인 늙은 남편이 죽자 관습에 따라 산 채로 화장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포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뒤 함께 영국으로 옵니다.
작가 소개
쥘 베른 (Jules Verne, 1828. 2. 8. ~ 1905. 3. 24.)
1828년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와 배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을 키워나갔고,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모험 소설을 즐겨 읽으며 모험가를 꿈꾸었습니다. 1848년 고향을 떠나 작가가 되기 위해 파리로 이주했습니다. 집필 초기에는 희곡 작품을 주로 발표했고, 1850년대에는 당시 명망 높던 잡지에 단편소설을 연재했습니다. 출판인 피에르쥘 헤첼이 1863년 《5주간의 기구 여행》을 출판하여 성공을 거두면서 소설가로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헤첼은 베른의 성공작들에 '알려진 세계와 알려지지 않은 세계에서의 기이한 여행'이라는 시리즈 제목을 붙여주었습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포함하여 《지구 속 여행》, 《해저 2만 리》, 《미셸 스트로고프》 등이 이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과학을 통한 인류의 진보를 신봉하는 쥘 베른의 성향이 반영된 소설로, 과학과 문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처음 소개된 때부터 지금까지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연극으로도 상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869년부터 죽을 때까지 베른은 피카르디 주의 도시 아미앵에서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중도 공화주의자로서 지역 정치와 행정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1905년 사망할 때까지 64편에 이르는 많은 작품을 남긴 베른은 가장 대중적이며 끊임없이 번역되어 읽히는, 19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작가입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인간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인간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을 헤쳐나가는 포그의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긍정적인 마음과 불굴의 의지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쥘 베른의 상상력과 시대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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