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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눈으로 뒤덮인 광활한 대지, 매서운 추위와 예측 불가능한 자연의 위협이 도사리는 곳, 알래스카.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은 이러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개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생존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안락한 가정견에서 알래스카의 썰매개로, 다시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로 변화하는 벅의 여정은,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문명과 야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성장하는 벅의 모습은, 우리 안에 내재된 원초적인 본능을 일깨우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잭 런던 특유의 생생한 묘사와 강렬한 문체는 독자들을 알래스카의 황량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작품 소개

    잭 런던은 어린 시절부터 통조림 공장 노동자, 굴 양식장 해적, 해적 감시 순찰대원, 원양어선 선원, 부랑자 생활 등 험난한 삶을 보내며 다양한 체험을 했다. 황금광 시대를 맞아 클론다이크 골드러시에 합류했다가 알래스카에서 황야의 고독과 늑대개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잭 런던은 자연, 그리고 야성을 발현하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야성의 부름》과 《화이트 팽》을 발표한다.

    잭 런던은 《야성의 부름》 등의 작품을 통해 냉정하리만큼 원초적이고 날카롭게 자연을 그려내어 자연주의 문학의 교훈을 실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사람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살던 애완견 벅이 갑작스럽게 알래스카로 팔려가 썰매를 끄는 개로 전락하게 되는 이야기인 《야성의 부름》은 당시까지의 문학 작품에 등장하지 않은 ‘동물성’을 담고 있다.

    작품 속 개들이 혹한, 노역, 고독 속에서 끝없이 경쟁하며 낙오된 자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묘사하여, 가장 아름답고 야성적인 최후로서의 죽음을 표현하고 있다. 잭 런던의 소설 속에 드러난 야성은 경쟁, 고독과 이를 통해 태어나는 적응, 복종, 사랑을 대변하고 있으며, 치열한 생존 본능 속에 꽃피는 절대적 아름다움을 설파한다.

    줄거리

    대형견 벅은 샌프란시스코 산타클라라밸리에 있는 밀러 판사의 넓은 저택에서 살며 이십여 마리의 개들 중에 왕 노릇을 하고 있었다. 어느 저녁 주인들이 바쁜 틈을 타 정원사 조수인 매뉴얼이 벅을 빼돌려 팔아넘기고, 벅은 화물차에 실려 시애틀의 개장수에게 넘겨진다. 프랑수아와 페로라는 남자들에게 팔려 알래스카 지방으로 온 벅은 우편물을 배달하는 썰매를 끌며 타고난 체력과 영리함으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자연이라는 무법지대에서 서서히 야성을 되찾은 벅은 썰매개 무리를 주도하게 되고, 라이벌 스피츠를 물어 죽인 후 우두머리가 된다. 개썰매를 끄는 뛰어난 능력으로 썰매꾼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지만, 스캐그웨이까지 가혹한 여정을 계속한 탓에 개들이 쇠약해지자 프랑수아와 페로는 벅과 다른 개들을 팔아버린다.

    금광을 찾아 떠나는 할과 찰스, 머세이디스 일행에게 팔린 벅은 단번에 이들이 여행 초보임을 눈치챈다. 지친 몸으로 힘들게 여행하던 열네 마리의 썰매개 중 여섯 마리가 죽는 동안 봄이 오고, 썰매는 화이트 강 어귀에 있는 존 손턴의 야영지에서 멈춘다. 존 손턴은 강의 얼음이 녹고 있으니 건너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세 사람은 무시하고 강을 건너려 한다. 벅이 위기를 예감하고 썰매를 끌려 하지 않자, 할은 벅을 무자비하게 폭행한다.

    이 모습에 분노한 존 손턴이 할을 제지하고 썰매줄을 끊어 벅은 목숨을 건지고, 벅을 포기하고 얼음 위로 썰매를 몰고 간 세 사람은 얼음이 깨지면서 썰매와 함께 수장된다. 벅은 이후 손턴과 함께 살며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지만 어느 야영지에서 늑대들을 만난 후 그들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얼마 후 손턴과 동료들이 원주민인 이하트족의 습격을 받아 죽자 벅은 늑대 무리로 들어가 우두머리가 된다.

    작품 속 명문장

    몽둥이는 하나의 계시였다. 그것은 원시적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의 통과의례였고, 벅은 그 세계로 들어간 것이다.
    〈야성의 부름〉, 《야성의 부름·화이트 팽》, 펭귄클래식코리아
    오랫동안 죽어 있던 본능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사람에게 길들었던 수많은 이전 세대의 습성들이 그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그는 자기 종족의 어린 시절을, 야생 개들이 무리 지어 원시림 속을 떠돌면서 먹이를 쫓아가 죽이곤 했던 그때를 희미하게 기억해 냈다.
    〈야성의 부름〉, 《야성의 부름·화이트 팽》, 펭귄클래식코리아
    그것은 부르는 소리, 여러 음으로 부르는 소리,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그를 유혹하는 소리였다. 벅은 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그 소리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존 손턴은 죽었다. 마지막 끈이 끊어졌던 것이다. 인간과 인간 세계는 더 이상 그를 붙들지 않았다.
    〈야성의 부름〉, 《야성의 부름·화이트 팽》, 펭귄클래식코리아

    등장인물


    세인트 버나드와 셰퍼드 잡종인 커다란 개로 타고난 체력과 지능으로 야생의 삶에 적응해 간다. 존 손턴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 때문에 계속 썰매를 끌지만 손턴이 죽자 곧 야성의 부름에 응한다.

    존 손턴
    금광을 찾아다니는 황금 사냥꾼으로 동물들을 가족처럼 아끼는 다정다감한 인물이다. 화이트 강가에서 벅의 목숨을 구해준 뒤 벅과 진실된 사랑을 나누지만, 금광에서 원주민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다.

    작가 소개

    잭 런던(Jack London, 1876. 1. 12.~1916. 11. 22.)

     

    잭 런던(Jack London) ⓒ published by L C Page and Company Boston 1903/wikipedia ❘ Public Domain

     

    본명은 존 그리피스 체니(John Grifith Chaney)이며 187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떠돌이 점성술사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필명 잭 런던은 의붓아버지의 성을 딴 것이다. 신문배달원부터 바다표범잡이 배 선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미국 전역과 캐나다를 떠돌던 그는 1년 만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1896년에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사회노동당원으로 활동하면서 니체, 다윈, 마르크스, 스펜서 등의 저서를 탐독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한 학기 만에 학업을 포기했다.

    1897년 돈을 벌기 위해 골드러시 열풍을 따라 클론다이크 지방으로 떠났다. 하지만 1년 뒤 무일푼으로 돌아와 일자리도 얻지 못하자 작가가 되려고 결심했다. 클론다이크에서 체험한 눈 덮인 혹독한 대자연과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그의 사상과 작품의 형성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1904년에는 러일전쟁 종군기자로 일본과 조선을 방문한 후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당시 조선인에 대한 서양인들의 보편적 인식을 살펴볼 수 있으며, 강대국의 격랑에 휩싸인 조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짧은 생애 동안 19편의 장편소설을 비롯해 단편소설, 논픽션 등이 수백 편에 이를 만큼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관찰과 사상을 기록했다. 그중 《야성의 부름》, 《바다의 이리》, 《화이트 팽》은 세계적인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미국 작가 중 한 명인 잭 런던의 작품들은 90여 개 국가에서 출간되었고, 그는 미국 문학 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지나친 음주와 마약 복용으로 1916년 세상을 떠났다.

     

    《야성의 부름》은 알래스카의 웅장한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마리 개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잭 런던은 벅의 눈을 통해 야성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생존 경쟁의 냉혹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문명과 야성 사이의 갈등, 그리고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나서는 벅의 모습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알래스카, 벅, 그리고 야성.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되는 《야성의 부름》은, 잭 런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