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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작품·줄거리·작가·등장인물>소개, 작품 속 명문장
Introduction to world literatu 2025. 1. 2. 23:46목차
아베 코보의 대표작 《모래의 여자》는 초현실적인 설정 속에서 현대인의 소외와 정체성 혼란, 그리고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탐구하는 걸작입니다. 모래 구덩이라는 독특한 공간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심도 있게 그린 이 작품은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모래의 여자》의 줄거리, 주요 주제, 등장인물, 그리고 작가 아베 코보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작품 소개
미시마 유키오, 오오카 쇼헤이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전후 일본 작가로 꼽히는 아베 코보는 초현실적인 기법을 통해 현대사회를 사는 인간의 소외와 정체성 혼란, 나아가 존재 양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가로, 그의 작품은 일본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막과 환경이 비슷한 만주에서 유년기를 보낸 아베 코보는 ‘사막적인 풍경’에 대한 향수가 있음을 밝힌 적이 있으며 소설 《모래의 여자》 또한 그의 ‘사막 동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끝없이 흘러내리는 모래 구덩이 속의 마을이라는 환상적 공간에 갇힌 남자가 겪는 외적·내적 변화를 세세하게 추적하는 이 소설은 마치 전후 일본의 현실과 같은 불안한 공간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허무감을 실감 넘치게 묘사하여 독자들의 공감과 경탄을 불러일으켰다. 《모래의 여자》는 영어를 비롯해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주목을 받았고, 1964년 히로시 테시가하라 감독이 영화화하여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줄거리
모래땅에 사는 곤충 채집에 나선 한 남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해안가에 있는 모래 언덕에서 곤충을 쫓던 남자는 마을 사람들에게 하룻밤 묵어갈 곳을 소개받고,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모래 구멍 속에 있는 어느 집에 머물게 된다.
이 집에 혼자 사는 여자는 마을이 전부 모래에 잠기지 않도록 매일 밤 흘러내리는 모래를 삽으로 퍼내고, 다음 날 남자는 자신이 구멍 속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을 사람들은 남자가 탈출하기 위해 농성을 벌이자 물 공급을 중단하고, 갈증에 지친 남자는 결국 모래를 퍼내기 시작한다. 모래를 퍼내는 한편, 여자에게 마을의 구조에 대해 세세하게 물으며 탈출 계획을 세운 그는 어느 날 여자가 잠든 틈을 타 구덩이 밖으로 나온다. 부락을 나가는 길을 찾다가 소금밭이라 불리는 모래밭에 빠져 죽을 뻔한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혀 되돌아오고 만다.
이제는 여자와 부부처럼 지내며 모래를 퍼내지만 바깥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남자는 구덩이 바닥에서 샘을 발견하고 유수 장치를 만든다. 남자가 제법 많은 물을 확보할 때쯤 여자는 자궁 외 임신으로 위독해져 구덩이 밖으로 나간다. 그토록 탈출을 고대하던 남자는 치워지지 않은 줄사다리를 알면서도 자신이 구축해 놓은 샘을 보며 탈출을 미룬다.
작품 속 명문장
모래의 불모성은 흔히 말하듯 건조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끊임없는 흐름으로 인해 어떤 생물도 일체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에 있는 것 같았다. 일 년 내내 매달려 있기만을 강요하는 현실의 답답함에 비하면 이 얼마나 신선한가.
《모래의 여자》, 민음사
“부락이 그럭저럭 유지되는 것도, 우리들이 이렇게 열심히 모래를 퍼내는 덕분이니까요······ 우리들이 그냥 내버려두면, 열흘도 못 가서 완전히 모래에 묻혀버려서······ 그 다음에는, 뒷집이 똑같은 일을 당하게 돼요.”
《모래의 여자》, 민음사
여전히 구멍 속에 있음에는 변함이 없는데, 마치 높은 탑 위에 올라 있는 기분이다. 세계가 뒤집혀, 돌기와 웅덩이가 반대로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모래 속에서 물을 파낸 것이다.
《모래의 여자》, 민음사
등장인물
남자
니케 준페이라는 이름의 학교 선생으로, 곤충 채집을 하러 해안가의 사구를 돌아다니다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된다.
여자
모래 구덩이 속 집에서 혼자 사는 서른 살 전후의 여성. 남편은 큰 모래 바람에 죽었다고 한다.
작가 소개
아베 코보(安部公房, 1924. 3. 7.~1993. 1. 22.)
아베 코보(安部公房)
192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만주 의대에 적을 둔 부친을 따라 1925년 만주로 이주해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940년 귀국하여 1943년 도쿄 제국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1945년 만주로 되돌아갔다가 부친이 발진 티푸스에 감염되어 사망한 후 1947년 일본으로 돌아와 대학에 복귀한다. 졸업 후 의사의 길을 단념하고 작가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대학 재학 중 《무명 시집》을 자비 출판했으며 1948년 《끝난 길의 이정표로》를 통해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51년 〈벽-S. 카르마 씨의 범죄〉로 제25회 아쿠타가와 상을, 〈빨간 누에고치〉로 제2회 전후 문학상을 수상했다. 1962년에 발표한 《모래의 여자》로 요미우리 문학상과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짐승들은 고향을 향한다》, 《밀회》, 《타인의 얼굴》, 《불타버린 지도》 등의 소설 외에도 다수의 희곡과 시나리오, 평론, 시와 영화 작업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탁월한 예술성을 발휘한 그는 1973년 극단 ‘아베 코보 스튜디오’를 결성해 여러 가지 무대 예술을 선보이는 한편 사진작가로도 활약했다. 1992년 뇌내출혈로 입원했다가 1993년 도쿄에서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모래의 여자》는 단순한 재난 소설을 넘어, 인간 존재의 의미와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파헤치는 작품입니다. 아베 코보의 독특한 문체와 상징적인 설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와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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