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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크레인의 『거리의 여인 매기』는 19세기 말 뉴욕 빈민가의 암울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 젊은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자연주의 소설입니다. 매기의 삶은 가난, 폭력, 그리고 주변 환경에 의해 철저하게 결정되며,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환경의 지배력을 강조하는 자연주의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거리의 여인 매기』를 통해 드러나는 자연주의적 세계관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작가 스티븐 크레인 (Stephen Crane, 1871년 ~ 1900년)
발표 1893년 간행
장르 소설
사조 자연주의

 

작품해설

스티븐 크레인(Stephen Crane)

미국 최초의 자연주의 작가인 크레인은 다윈설이나 적자생존이론과 같은 현대과학의 영향을 받았다. 자연주의 작가들에게 인간은 결코 자유롭지 못하며 인간의 삶은 유전, 환경, 우연 등 사회, 경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뉴욕의 빈민가에서 자란 순진한 소녀 매기(Maggie)가 매춘부로 전락하고 종국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원인과 과정은 매기의 자유의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순전히 유전과 환경, 우연 등 외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따라서 매기의 타락과 죽음은 매기 개인의 내적 문제라기보다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사회의 외적 힘이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거리의 여인”이라는 제목은 말 그대로 매기가 밤거리를 배회하는 매춘부가 되었다는 의미와 함께 매기 자체가 뉴욕 빈민가의 산물이자 희생자임을 의미한다. 19세기 이후 미국 사회는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전례 없는 발전과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크레인은 이러한 발전과 번영의 그늘에 가려있는 대도시 빈민의 어두운 현실과 자본주의의 병폐를 폭로함으로써, 당시 “고상한 전통”(genteel tradition)을 따르던 소설전통에 반기를 던지는 일종의 실험적인 소설을 선보이게 된다.

크레인이 존스턴 스미스(Jonston Smith)라는 가명으로 이 작품을 자비 출판하게 된 것도 이렇듯 충격적이고 잔인한 내용 때문이었다. 크레인의 자연주의 작가로서의 면모는 『붉은 무공 훈장』(The Red Badge of Courage)과 「난파선」(“The Open Boat”)에도 드러나는데, 이들 작품에 의하면 영웅과 겁쟁이를 구분하는 것은 우연의 소산이며,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것 역시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 운명이다. 크레인의 자연주의는 프랭크 노리스(Frank Norris)와 시오도어 드라이저(Theodore Dreiser)로 이어지고, 업튼 싱클레어(Upton Sinclair)와 같은 추문폭로작가(Muckraker)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등장인물

매기(Maggie Johnson) : 알코올 중독과 폭력으로 얼룩진 가정에서 태어나 결국엔 가족과 친구에게 버림받는 희생양. 매기의 타락과 비극이 궁극적으로는 빈곤과 알코올 중독, 불평등과 같은 가족 및 사회 환경에서 비롯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자연주의를 드러내는 일종의 전형적인 인물.

지미(Jimmy Johnson) : 메리의 아들. 여러 여성을 농락하면서 거친 삶을 살면서도 막상 피트에게 농락당하고 매춘부가 된 매기를 동정할 줄 모르는 위선적인 인물.

메리(Mary Johnson) : 매기와 지미의 어머니이자 알코올 중독자. 매기를 집안에서 내쫓을 만큼 비정하고 잔인하다. 이름이 동일한 성모 마리아(Virgin Mary)와는 정반대의 인물로, 자기 연민에 빠져 남을 동정할 줄도 모르고 모성애도 없다.

피트(Pete) : 지미의 연상 친구. 바텐더. 순진한 매기를 버리고 상대적으로 세련되고 대담한 넬리(Nellie)를 선택한다. 매기의 타락을 이끄는 주된 인물이지만 매기를 대하던 동일한 방식으로 넬리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점에서, 피트 역시 환경의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요약

Cover of the first trade edition of Maggie

뉴욕의 빈민가 바우어리(Bowery) 지역에서 자란 매기는 가난하고 폭력적인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잃지 않는 순진하고 어여쁜 소녀이다. 이웃 빈민가에 사는 또래 아이들과의 패싸움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개 거칠고 폭력적이다. 세월이 흘러 매기의 아버지와 막내 동생 타미(Tommie)가 사망한 후, 지미는 트럭운전을 하고 매기는 셔츠 공장에 취직한다. 매기는 지미의 친구 피트의 세속적이고 허세를 부리는 태도에 매력을 느끼고 두 사람은 데이트를 시작한다. 피트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박물관을 구경하는 등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세상을 접하면서 매기는 피트가 자신을 불행에서 구해줄 인물이라 믿는다.

매기가 처녀성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미와 메리는 매기를 집에서 내쫓게 되고, 매기는 피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피트에게마저 버림을 받는다. 갈 곳이 없는 매기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지미와 메리는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끝내 매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웃 주민들에게까지 조롱을 당한 매기는 결국 매춘부가 되어 밤거리를 배회하고 종국에는 강물에 몸을 던진다. 매기의 죽음을 알게 된 메리는 가식적으로 매기의 죽음을 애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메리는 매기의 주검 앞에서 매기를 죽음으로 내몬 자신의 비정함은 간과한 채 매기를 용서한다는 말을 외친다.

작품 속의 명문장

어린 아이가 럼 앨리(Rum Alley)의 명예를 위해서 조약돌 더미 위에 서 있다. 어린 아이는 자신을 향해 미친 듯이 조약돌 더미 주위를 돌면서 돌을 던지는 데블스 로우(Devil's Row) 출신의 아이들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고 있었다.
어린 지미가 이웃 빈민가 출신의 아이들과 패싸움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의 도입부로 작품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인 도덕적인 위선과 폭력의 문제를 드러낸다. 럼 앨리의 명예를 위한 패싸움에서 정작 럼 앨리 출신의 아이들은 겁쟁이처럼 지미를 혼자 남겨두고 도망을 간다.

매기는 무대에 선 여주인공이 자신이 지금껏 보아온 교양과 세련됨을 우스꽝스럽게라도 흉내 낼 수 있다면, 셔츠공장에서 일하며 셋방살이하는 자신도 교양과 세련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매기는 피트와 같이 관람한 연극을 보고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꿈꾼다. 매기는 연극 관람 후 멜로드라마가 표방하는 권선징악의 원리를 현실세계의 원리로 믿어버리는데, 이는 매기의 순진함을 드러낸다. 오히려 현실세계에서 매기는 가족과 친구, 다른 이웃에 비해 도덕적으로 숭고하지만, 집안의 명예를 더럽힌 타락한 존재로 매도당한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https://www.gutenberg.org/ebooks/447

 

스티븐 크레인의 『거리의 여인 매기』는 19세기 말 뉴욕 빈민가의 암울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 젊은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자연주의 소설입니다. 매기의 삶은 가난, 폭력, 그리고 주변 환경에 의해 철저하게 결정되며,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환경의 지배력을 강조하는 자연주의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거리의 여인 매기』를 통해 드러나는 자연주의적 세계관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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